안녕하세요.
수탉 이야기를 들고 온 강여사입니다.
오늘은 수탉 이야기를 마무리 해 보려고 해요.
10일 동안 수탉이야기를 적으면서...
처음에는 우리 집 식구 수탉에 대한 에피소드를 적어 보려고
시작했었는데...
글을 쓰면서 닭들에게 고마움이 생기더라고요.
오늘은 수탉을 포함한 닭장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한 저의 감정에 대한 글을 쓰며 수탉 이야기를 마무리해 보려 합니다.
저와 저희 아이들이 친정에 오면
닭장 오픈을 하지 않으셔요.
그 이유는 전에 수탉 이야기에서도 했는데...
수탉이 저희 아들을 공격하는 바람에
저희 아들을 비롯..
저와 저의 아이들은 수탉을
너무너무 무서워해요!
저도 정말 수탉이 너~~~ 무 무서워요.
그래서 닭들은 저희들이 친정에 방문을 하면
강제로 닭장 생활만 하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은 닭장을 청소해야 하는 날이래요.
미뤄왔던 닭장을 청소해야 한대요.
안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메롱이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랜만에 닭장 문이 열립니다.
저희 아이들은 서둘러 제 뒤로 숨습니다.
그러나...
저도 뭐 딱히 힘이 없는데 ㅋㅋ
아이들이 그래도 엄마라고 제 등 뒤에 숨습니다.
저는 서둘러서 큰 우산을 한 손에 들고
닭장 청소하는 부모님을 돕습니다.
힘쓰는 일은 저희 부모님께서 하시고,
저는 아이들을 지키고, 돌보는 역할을 맡기로 했어요.
잔 심부름만 했지요.
그런데 제 눈에 들어온 광경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병아리예요.
병아리들이 이제 제법 커서 청소년이 되어 있더군요.
닭장 문이 열리는 순간...
암탉들과 수탉은 줄지어 바깥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닭 장안에 있던 병아리들은
아직 어색한 듯 닭장 안에서 파닥파닥 거립니다.
억지로 닭장 밖으로 내쫓지 않고
그냥 둔 채로 닭장 청소는 시작됩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암탉 청계 한 마리가
어떤 묘한 소리를 냅니다.
'구구 구고 고고 구구 고구 고구'
그러니깐..
병아리 6마리가 모두 그 암탉 옆으로 모이더군요.
닭들의 언어가 정말 있긴 한가 봐요.
봐도 봐도 신기한 광경이 아닐 수 없어요.
그렇게 암탉은 병아리 6마리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듯 보였어요.
수탁은 암탉들 챙기느라 바빠 보이고
암탉들은 그저 풀을 뜯어먹느라 바빠 보이더라고요.
병아리를 몰고 다니는 암탉은..
가만 보니 병아리들에게 길을 안내하는 듯 보였어요.
제 착각일 수도 있는데...
병아리들에게
'아가들아 여기 맛있는 음식이 있으니, 이것부터 먹으렴'
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암탉에게 신호를 보내서 먹거리가 많은 쪽으로
암탉들을 모으는 수탉처럼~
암탉 청계 한 마리는 그렇게 닭장 밖에서
병아리들을 돌보고 있었어요.
제가 오늘 닭장 청소를 하면서 느낀 것 중 가장 감동적인 건
바로
병아리를 데리고 돌아다니는 암탉이었어요.
내 배만 채우려는 게 아니라
병아리를 먼저 생각하는 암탉의 모성애가 엿보였죠.
알을 품었던 것도 암탉 청계였고,
병아리를 데리고 다니던 것도 암탉 청계였습니다.
모성애가 있는 닭이 따로 있나 봐요.
사람도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요즘 파렴치하고, 인륜을 저버린 사건 사고들이
정말 많이 보도되고 있잖아요.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상상할 수도, 상상하기도 싫은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인간 세계!
이 세상엔 닭만도 못한 사람들이 참 많구나!
라는 결론을 내려 봅니다.
닭처럼만 살아도 사람답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닭을 키우고, 보면서...
인생을 배웁니다.
저도 반성할 부분을 찾고,
감사할 부분을 찾아봅니다.
사나운 수탉!
수탉이 사나운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나름 암탉을 지키려는 처세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알을 품는 암탉!
알을 낳기만 하고,
품지 않는 암탉도 있지만...
어떤 암탉은 알을 품으며 자신을 희생하네요.
나는 어떤 엄마인가?
생각을 해 봅니다.
수탉 이야기를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강여사의 시골생활
수탉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도 저희 시골집 닭장에서는
벼슬을 바짝 세우고 수탁이 소리를 지릅니다.
"꼬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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